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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22

소프트뱅크의 투자 선봉장 “한국 유망 스타트업 쏟아져… 투자 비중 늘릴 것”_KAIST VC자문단 소프트뱅크벤처스_이준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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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각각 2조원과 5000억원에 매각된 하이퍼커넥트(영상 메신저 아자르)와 래디쉬(웹소설)는 토종 한국인이 창업했지만 외국인 이용자 비율이 90%가 넘어요. 이처럼 글로벌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있는 한국 스타트업 투자 비중을 올해 늘릴 겁니다.”
‘글로벌 큰손’ 소프트뱅크그룹의 투자 선봉장 역할을 하는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이준표(41) 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 “좋은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쏟아지고 있다”며 “현재 30% 정도인 한국 기업 투자 비중을 올해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한국에 본사를 둔 유일한 글로벌 벤처캐피털로, 그룹 내 유일한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 조직이다. 아자르·제페토 같은 유명 스타트업을 초기에 발굴해 투자·육성을 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우버·쿠팡 같은 이미 성장한 기업에 투자한다면, 소프트뱅크벤처스는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해 키운다. 현재 운용 중인 자산만 2조1000억원. 지난해 투자 액수만 6082억원으로, 2020년(2248억원)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아자르 등 발굴해 투자
이 대표는 연쇄 창업가 출신이다. 20대 초반이던 2003년 온라인 쇼핑몰 물품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에빅사를 창업했고, 이후 영상 검색 기술 업체 엔써즈를 공동 창업해 KT에 매각했다. 소프트뱅크와 인연은 첫 창업 때 시작됐다. 그는 “회사를 차렸는데 막막해 무작정 소프트뱅크 한국지사로 전화를 했다”며 “당시 대리 두 분이 ‘청년이 기특하다’고 문규학 당시 한국지사 대표(현재 비전펀드 파트너)를 소개시켜줘 첫 투자를 받게 됐다”고 했다. 이후 2015년 소프트뱅크벤처스 파트너로 합류했고, 이후 실적을 내며 2018년 37세의 나이에 대표를 맡았다.
그는 “우린 성장할 것 같은 회사를 찾아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이후 비전펀드에 기업을 소개해 투자 규모를 더 키운다”고 했다. 지난해 이 대표가 소개한 스타트업 8곳이 1조5000억원 규모의 비전펀드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 기업 중에선 세계 자막 업계 1위인 아이유노와 네이버의 메타버스 앱 제페토가 비전펀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 대표는 제페토 발굴 일화도 소개했다. “3년 전, 스노우(제페토의 모회사) 카메라가 일본에서 뜨고 있길래 김창욱 스노우 대표를 손 회장에게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발표 자료를 받아보니 카메라 앱 내용은 단 두 장이고, 제페토 이야기를 스무 장 넘게 써놓았더라고요.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발표를 들은 손 회장이 곧바로 투자 약속을 했어요. 이 서비스가 미디어 세상을 바꾸겠다면서 자신의 아이디어까지 더해줬습니다.” 이후 제페토는 글로벌 이용자 3억명이 이용하는 대표 메타버스 앱으로 성장했다.
   
◇“리셀과 비대면 진료 분야 주목”
요즘 이 대표가 주목하는 분야는 ‘비대면 진료’와 ‘리셀(되팔기)’이다. 모두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지난해 새로 투자한 분야다. 이 대표는 지난달 자가 격리 중에 결막염에 걸려 비대면 진료 앱 닥터나우를 이용했다고 한다. 그는 “저녁 8시 반포동 집에서 안과 진료를 신청하니, 인천에 있는 의사가 사진을 보고 전화로 처방을 내려줬다”며 “이후 송파에 있는 약국에서 처방전을 받아 집으로 배송을 받았는데, 이 모든 과정이 두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쿠팡 로켓배송 이후 가장 충격적인 경험”이라며 “비록 한시적 허용이지만, 이용자 만족도를 굉장히 높인 혁신 서비스라 가능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리셀 플랫폼 크림에 대해선 “AI 감별 기술로 리셀 시장을 혁신하는 서비스”라고 평가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지난해 일본 리셀 플랫폼 ‘소다’에도 195억원을 투자했다. 앞으로 소다와 크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해 아시아 시장을 함께 공략한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