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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022

`염색샴푸` 모다모다 개발자 이해신 KAIST 교수 "식약처 과도한 이중규제 적용...혁신제품들 설자리 잃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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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는 발암물질을 유럽 기준 100배 이상 포함한 라면, 보툴리튬 톡신과 같은 제품은 규제하지 않으면서 스타트업이 어렵게 개발한 혁신 제품에 대해 엄격한 규제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제품 위해성 평가를 독성학회 등 전문가 집단이 아닌 비전문기관인 소비자단체에 맡긴 이유에 납득이 되지 않는다."
'염색 샴푸'로 널리 알려진 모다모다 샴푸 개발자인 이해신 KAIST 교수(화학과·사진)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식약처의 과도하고 이중적인 규제 적용에 스타트업의 혁신제품이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모다모다는 염색약을 바르지 않고 샴푸로 머리를 감기만 해도 사과가 공기 중에 오래 노출되면 갈색으로 변하는 '갈변 현상'을 이용해 개발된 염색샴푸로,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1월 식약처는 모다모다 샴푸의 핵심 원료 성분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가 잠재력 독성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화장품 사용금지 원료로 지정하면서 위해성 논란이 불거졌다. THB는 유럽을 제외한 미국, 일본 등 200여 개 국가에서 대부분 사용 허가된 성분으로, THB 성분은 갈변 현상을 일으키는 폴리페놀과 결합해 갈변 현상을 돕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이에 모다모다 측은 식약처에 이의제기를 했고, 지난 4월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는 식약처에 모다모다 측과 함께 위해성 검증 재검토 결정을 권고했다.
이 교수는 "최근 자체적으로 공인 임상기관을 통해 식약처가 사용금지 근거로 삼았던 유전독성이 THB 성분에 거의 없다는 과학적 결과를 확보했다"며 "THB 성분이든 모다모다 샴푸로 위해성 평가를 하더라도 안전성 입증에 100%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지난 4일 규개위의 권고에 따라 소비자단체협의회를 추가 위해성 평가기관으로 정해 추가 검증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교수는 "과학적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 집단, 예를 들면 독성학회, 한국과총,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과 단체가 있음에도 소비자단체협의회를 위해성 평가기관으로 정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향후 우리와 같은 또다른 혁신제품이 나왔을 때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이 크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THB 성분은 박테리아 바로 윗단계에서 포유류 단계까지 모든 실험에서 유전독성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유럽기준의 600배를 초과한 라면이 EU에서 수입금지 됐지만, 우리나라에서 '끓이면 안전하다'는 제품단의 검증을 통해 식약처에서 허용해 줬고, 제품이 아닌 원료만으로 규제를 한다면 보툴리눔 톡신과 같은 원료는 진작에 사용금지 됐어야 한다"고 일관성 없는 식약처의 규제를 비판했다.
새 정부가 규제개혁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정부의 과도하고 일관성 없는 규제가 혁신기술을 사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최근 대기업이 출시한 염색 샴푸에 대한 식약처의 이중적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이 TRB 성분을 뺀 대신 염모제와 타르 색소를 다수 사용하고 있지만 염모 기능성 샴푸가 아닌 '탈모 기능성 샴푸'로 허가해 주고, 염모제가 들어가지 않은 모다모다 제품에 대해선 '염모 기능성 샴푸'로 허가받을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분자 수준에서 THB 매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통해 THB 성분의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추가 입증하고, 유럽권 화장품 수출과 유통에 적용하는 '유럽화장품등록제도(CPNP)'를 올해 말까지 마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규개위의 권고 내용을 보면 '식약처가 해당 기업과 함께 객관적인 평가방안을 마련하라'고 명시돼 있지만, 식약처는 위해성 평가와 관련 모다모다 측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고 있다"며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THB 위해성 평가에 최선을 다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한편 이 교수는 사람의 눈동자가 낼 수 있는 모든 색깔과 빛깔을 갈변과 보조 샴푸를 통해 머리카락에 구현하는 새로운 형태의 염색샴푸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